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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그 사람은 무엇일까?
유코시
2013. 6. 10. 09:47
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그 사람은 무엇일까?
피를 닦아내느라 젖어버린 머리를 완전히 말리지도 않은 채 접견실로 간 미하엘을 허름한
회색 옷을 차려입은 노학자가 정중하게 맞이했다. 칼도르프 제국 내 뿐만이 아니라 대륙
전체에서도 그 현명함과 박식함을 따라올 자가 없는 대학자, 케이브 하스렝이었다. 앉
아있던 자리에서 차분히 일어나서 자리를 권하는 노학자의 앞에서 미하엘은 오히려 자신
이 손님이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. 자리에 앉자마자 묻기도 전에 본론을 꺼낸 케
이브에게 미하엘이 다소 놀라며 되물었다.
"그게 사실이오."
"제가 조사해 본 바로는 그렇습니다. 폐하께서 알아보라고 명하신 문양은 분명 고대의 주법의 일종입니다."
그런데 그에 대한 답을 단지 답신을 통해 보내는 것이 아니라 바쁜 그가 직접 황궁까지 걸음을 한 것에서 뭔가 이유가 있으리라 짐작
하긴 했지만 설마 고대의 주법이라니. 책상 위에 올려진 미하엘의 손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톡톡, 책상을 두드렸다. 그가 생각에 잠
겼을 때에 나오는 버릇이었다.
고대의 주법은,
아무리 칼도르 시도해 보겠지만, 확신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손 댈 영역의 문제가
아닌 것만은 분명했다.